국방부의 군내 불온서적 차단 지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강제 전역을 당한 전직 군법무관이 대법원 판결로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늘 전직 군법무관 지 모씨가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지 씨의 재판청구권 행사가 정당한 지시에 불복종해 군 기강을 저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헌법소원 청구 전에 군 내부의 사전건의 절차를 거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법령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08년 7월 반정부, 반미, 반자본주의 서적이라며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군내 불온서적으로 지정했고, 지 씨 등 군법무관 7명은 3개월 뒤 이 조치가 장병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듬해 3월 육군참모총장은 지 씨를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했지만, 지 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고 1,2심은 모두 파면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참모총장은 또 2011년 10월 다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고, 국방부는 이 징계를 근거로 2012년 1월 지 씨를 강제 전역시켰다.

지 씨는여기에 불복해 두 번째 소송을 냈고 1,2심은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