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박근혜 정부 당시 ‘재판 거래’가 이뤄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독립성을 가져야 할 재판이 불법으로 이뤄졌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회복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씨 등은 최근 국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씩 모두 2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이 씨를 포함한 4명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지난 2005년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1,2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012년 대법원은 “신일본제철이 강제노동에 대한 배상책임을 져야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듬해 대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하는 과정에만 5년이 걸렸고, 그 사이 이춘식 씨를 제외한 원고 세 명은 세상을 떠났다.

이후 법원행정처 측이 재상고심 결과를 ‘패소’로 바꾸거나 재판 진행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소송을 제기한 이 씨 등은 “재판거래 피해자들은 아직도 사건의 진상을 온전히 알지 못하고, 공식적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높은 독립성을 가져야 할 재판이 불법이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어떤 절차로도 회복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