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가, 택시에 있던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한 '증거인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이 차관이 택시기사에게 합의금 천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은 택시기사 A모 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의혹의 핵심은 이 차관이 A 씨에게 폭행 당시의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했고, A 씨가 실제로 삭제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이 차관이 폭행 이틀 뒤 택시기사에게 찾아가 합의금 천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천만원이 통상적인 합의금보다 훨씬 많은 액수이며, 이같은 거액을 전달한 데에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만약, 이 차관이 천만원을 대가로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한 경우, 이 차관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게 되는데, 경찰은 이 점과 관련해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 차관을 불러 19시간 가까이 조사를 진행했고, 이 차관도 취임 약 6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법무와 검찰에 새 일꾼이 필요하다"라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방침인데, 이 차관에게 추가 혐의가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