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국민 400여 명에 대해,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합법 체류 중이지만 연장이 어려운 사람에게 특별 체류자격을 부여하고, 불법 체류 중인 사람에겐 정국 혼란이 끝날 때까지 강제 출국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는 오늘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대상으로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 대상은 우리나라에 장·단기 체류 중인 아프간인 434명이며, 기간은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허용된다.

법무부는 이들 가운데 이미 체류기간이 지나 불법 체류신분인 사람이 72명이며, 체류기간이 6개월 미만인 사람은 169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합법 체류 중인 아프간인 가운데, 체류기간 연장이 어렵지만 우리나라 체류를 희망할 경우, 정부는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 등 정확한 신원파악을 거쳐, 특별 체류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경우, 국내 체류는 물론 취업도 허용된다.

체류기간이 지나 경찰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신병 인계된 72명에 대해서도 강제 출국조치하지 않고, 아프간 정세가 안정되면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신원보증인 등 국내 연고자가 없는 사람이거나, 형사 범죄자 등인 경우는 법무부가 보호조치에 들어간다.

이재유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아프간 정국 혼란으로 귀국이 불가능해진 국내 체류 아프간인들에 대한 인도적 배려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 염려를 반영해 특별체류 허가 시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등, 국민 안전을 최우선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아프간 현지에서 우리 정부의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400여명이 우리나라에 이송될 경우, 국내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