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계약 당시 직업을 속이고 사망보험에 든 것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되지만 그렇다고 보험사가 보험을 해지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A 모 씨의 유족 3명이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고 오늘 밝혔다.

일용직 근무자였던 A씨는 배우자와 함께 지난 2009년부터 3차례에 걸쳐 보험사와 사망보험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직업을 사고 발생 위험이 낮은 ‘사무원’, ‘건설업종 대표’ 등으로 적었고, 지난 2021년 7월 건설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추락해 숨졌다.

A씨가 숨진 뒤 유족은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A씨가 “'통지의무'를 위반한 만큼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자, 유족은 소송을 제기했다. 

1심, 2심 재판부는 “보험계약 기간 중 실제 직업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보험사에 고지된 직업과 다르더라도 상법상 통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