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에서 동북권을 잇는 약 68㎞ 지상철도 구간이 지하로 전환되고, 지상의 선로는 '제2의 연트럴파크'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오늘 시내 지역간 단절과 지역 쇠퇴원인으로 지목된 시내 지상철도 구간을 지하화하는 '철도 지하화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지상의 서울역과 용산역 등은 민간에 매각해, 상업지역으로 고밀 개발된다.

현재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에 약 71.6㎞로 15개 자치구에 걸쳐있다.

서울시는 시내 지상철도 구간의 94%인 67.6㎞에 달하는 선로를 지하화해 지상에는 연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녹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면적은 122만㎡으로 월드컵 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데, 시내 15개 자치구에 걸쳐 있다. 

연트럴파크는 효창공원앞역∼가좌역 약 6.3㎞ 구간에 조성된 공원으로, 경의선철도 지하화 이후 조성됐다.

노선별 지하화 추진 구간은 서빙고역을 중심으로 크게 경부선 일대(34.7㎞)와 경원선 일대(32.9㎞)로 나눠진다.

세부적으로 경부선은 서울역∼석수역, 경인선은 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은 가좌역∼서울역 구간 등이다.

경원선 중 효창공원역∼서빙고역을 잇는 일부 노선도 위치상의 이유로 경부선 일대 구간에 포함됐다.

그러나, 가좌역에서 서울 외곽 방향으로 빠지는 경인선 구간(가좌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수색역)은 수색역에 화물 운송 수요가 많고 진출입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등 때문에 지하화 구간에서 빠졌다.

또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도 지하화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시내 철도를 지하화하는 대신 선로 부지는 녹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상철은 일단 전부 정상적으로 운행하면서 선로 바로 밑 지하 40∼60m에 새 선로를 까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공사가 일정 구간 이뤄지면 지상에서 지하로, 지하에서 지하로 이동하는 경사진 진출입로를 조성해 구간별로 단계적으로 지하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지하화 사업비를 총 25조6천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이 중 경부선 일대 15조원, 경원선 일대 10조6천억원 등이다.

사업비는 우선 공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면적 104만1천㎡에 달하는 역사 부지를 매각해 업무와 상업, 문화시설 등으로 개발해 사업비를 조달할 예정이다.

예컨대 지상에 철로가 깔린 역사 부지를 매각하고 용도지역을 상향해, 대형 고층 빌딩을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부선이 다니는 지상 서울역 건물은 사라지고 지하로 내려간다.

지상 서울역이나 용산역은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하면서 고밀 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역사 상부공간 개발 이익은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개발이익만으로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철도 지하화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공약 중 하나였고 지난해 2월 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들어갔다.

지하화 요구가 커지던 가운데 지난 1월 철도 지하화 및 철도 용지 통합개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논의에 탄력이 붙었다.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 사업 추진을 위해 오는 25일까지 지자체의 제안을 받고 있는데, 시는 선도사업지 선정을 위해 이번 계획을 국토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될 시 지상철 지하화 사업 추진 기간은 2027년 설계 완료, 2028년 공사에 착수해 2032년까지는 지하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지상철 지하화가 끝나면 순차적으로 역사를 매각해 2045∼2050년까지는 매각과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그 어느 지역보다 철도 지하화에 대한 시민 염원이 크고,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고 밝혔다.

또, "시민 생활을 개선하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해 철도 지하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사업비는 가급적이면 많이 책정하고 개발이익은 보수적으로 산정했다. 향후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